Merry Christmas

매일 반복되는 수색, 정찰과 매복이지만 이곳의 장병들은 하루하루를 실전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사분계선에서 직선거리로 약 50km 떨어진 서울에 북한군이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번의 철조망과 온갖 바리케이드, 방어선, 무너진 다리, 하늘과 바다, 땅에서 총 동원되는 화력 공세를 뚫어야 올 수 있을까 말까 하다. 하지만, 통문을 통해 남방한계선 바깥쪽으로 나가는 수색대와 북한군 사이에는 군사분계선이라는 푯말이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북한군 코앞으로 가서 수색, 정찰과 매복을 하는 것이다.

 

 

 

수색대가 멀어지자, 금새라도 북한군이 들어올 것처럼 신속하게 통문을 걸어 잠근다. 매정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최전방에서 매복을 하고 있는 동안 통문을 비롯한 모든 철책이 굳게 잠겨 있고, 또 그걸 밤새 지키고 있는 수많은 장병들이 있기 때문에 철책 안쪽의 GOP 장병들과 후방의 국민들이 안심하고 잠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해가 떠오르려 하고 있었고 통문이 열리자 밤새 영하 15도의 매서운 추위와 싸우며 적진 코앞에서 매복했던 수색대원들을 대대장과 김이 모락모락 나도록 덥혀진 차가 따듯하게 맞아준다.

 

 

해가 떠오르고, 밤새 경계했던 철책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장병들을 보면서  당신들의 모자란 잠과 당신들의 부라린 눈과 당신들의 다른 모든 고생 덕에 우리가 발 뻗고 충분히 잘 수 있는 거라고, 고맙다고, 수고한다고,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대원들을 안아주는 소대장처럼 나도 안아주고 싶다고… 중얼거린다.
 
글/사진: 김상훈 KISH(www.kishkim.com)
취재지원 : 육군본부(
www.army.mil.kr)
 
주 : 남, 북한 간에 동서로 약 250km 길이의 군사분계선이 있는데, 이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2km 떨어진 선이 비무장지대의 남방한계선이며,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2km 떨어진 선이 비무장지대의 북방 한계선이다. 하지만 현재의 남방한계선은 좀 더 북쪽으로 이동하였으며, 북방한계선은 좀 더 남쪽으로 이동해 있기 때문에 실제 비무장지대 폭은 4km가 되지 않으며 가까운 곳은 불과 2km인 곳 도 있다. 남방한계선 철책에는 일반전초라 불리는 GOP (General Outpost가 있고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철책 사이에는 전진 배치된 초소인 GP (Guard Post)가 있는데 남, 북한 모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불과 몇 백 미터 사이에서 수색/정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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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인사이드는 향로봉과 향로봉 북쪽의 최전방을 지키고 있는 육군 12사단 병사들을 만나러 갔다. 12사단의 작전지역은 85%가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해발 고도 1000m이상의 고지만 49개소에 달하는, 동부전선 최고의 요충지이다. 그 중에서도 구름이 덮이면 향로에 불을 피워 놓은 형상으로 보인다는 향로봉은 전군에서 가장 높은 1293m에 위치하고 있고 최전방을 굽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전술적 의미가 큰 곳이다.

 

 

 

<구름위의 초소에서 근무를 마친 병사들이 복귀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지에서 파는 붕어빵, 재료비 구입비로 병사들에게 100원에 판매한다고 한다>

 

민통선 입구에서 부대에서 제공한 짚차를 타고 향로봉을 오르는 길은 천국으로 가는 길 같았다. 맑은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의 높이가 워낙 높다 보니 안개가 끼었다가 맑았다가를 반복하더니 산 정상에 이르자 발 아래로 그새 구름이 잔뜩 몰려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올해 초에 신축건물로 바뀔 예정인 생활관은 옛 향수가 느껴지는 구막사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었다. 이제 신축건물로 바뀌면 병사들은 편해지겠지만 수 십 명이 한 침상 위에서 곤히 잠든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게 약간 서운한 건 필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구름 위에서의 1박을 마치고 이번엔 12사단 GOP를 찾았다. 대 여섯 개의 삼엄한 초소를 거쳐 도착한 OP. 고지가 워낙 높다 보니 수 십 킬로미터에 걸쳐 남한 측 철책에 켜진 경계등이 한 눈에 보이는게 인상적이었다. 그 경계등 아래로는 여기 저기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순찰을 돌았다. 

 

 

<야간 DMZ 매복작전을 나가는 장병들의 군장검사를 하고 있는 수색대대 중대장>

 

  

 

<이번 작전에는 수색대대 대대장도 같이.. 매번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부하들의 작전 환경을 이해하고 지휘에 도움이 되고 

  자 00일 마다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

 

 

<통문을 지나 DMZ로 발을 딛는 수색대원들...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편히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기온은 영하 16도. 하지만 풍속이 워낙 세다 보니 기상청 공식발표로 체감온도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였다. 영하 40도라는 온도는 입김이 두건에 닿거나 카메라에 닿자마자 얼 정도였고 카메라 조작을 위해 얇은 장갑을 낀 손은 송곳으로 찌를 듯이 아플 정도였다. 하지만, 이 날씨에 밤새 매복을 하는 수색대나 8시간 이상 경계근무를 서는 병사들 앞에서 무슨 엄살을 부릴 수 있겠는가.

 

 

 

 

<군 복무를 한 사람 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군에서 맛본 초코파이의 추억>

 

 

 

<부대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단체에서의 위문공연을 즐기는 병사들>

 

 

살을 에는 듯이 추운 곳에서 잔뜩 긴장한 채 근무를 섰다가 생활관으로 들어온 병사들은 밖에서 볼 때와는 딴판의 젊은이들이었다. 그렇게 진지하고 매섭던 눈매는 게임기에 흠뻑 빠져있었고 총을 들었던 손으로는 게임기 버튼을 연신 누르고 있었다. 십 수 년 전에 군생활을 했던 필자에게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하긴 레이저조준기와 열 영상감지기 등 첨단 장비가 보급되는 요즘 세상에 생활관이라고 예외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놀 때는 확실히 놀고, 근무 설 때는 확실히 서는 병사들의 모습이 요즘 젊은이들을 그대로 닮았다

 

 

글, 사진: 강원대학교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김상훈 KISH [www.kishkim.com]
취재지원 : 육군본부[www.army.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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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글: 강원대학교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김상훈 KISH (www.kishkim.com)

촬영장비 : 니콘 D3 / D2X

 

칠흑 같은 군복으로 몸을 감싼 0명의 대원들이 가상 테러범들에 의해 점령된 강당으로 은밀하게 다가들었다.  잠시 후 섬광수류탄이 터지고... 연기가 자욱한 강당에 둔탁한 MP5 연사음이 사방에서 울린다.  잠시 후 강당의 뒷문과 생각하지 못했던 좁은 창문에 플래시 라이트가 켜지고 특임대원들이 테러범을 묘사한 표적지를 확인한다. "이상 무" 작전 시작 후 상황종료까지 불과 1분... 표적지 미간과 손에 3 ~ 4발의 총탄 구멍이 정확하게 뚫렸다.

 

 

 

 

 

 

 

 

이날 훈련은 가상 테러를 진압하는 시나리오로 이루어졌는데, 건물작전이 많은 대테러임무에 걸맞게 헬멧부터 전투화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두른 특임대는 첨단 장비와 개인화기만 일반부대와 다른게 아니라 훈련까지도 일반 부대와는 다르게 훈련 전 과정을 실탄사격 훈련으로 행했다. 실탄이 든 총을 들고 건물 레펠을 하고 어두운 건물 안에서 기동하면서 사격하는게 처음에는 조금 위험해 보였지만 여러 명의 대원들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능숙하게 사격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얼마나 많은 훈련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대원들은 특전사 대원들 중에서 사격, 레펠, 무술 등 전투기량이 뛰어난 소수의 대원으로 선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주임무는 미국의 델타포스나 독일의 GSG-9, 프랑스의 GIGN처럼 대테러임무이지만 전시에는 적진 깊숙이 침투해 주요 목표를 타격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특히, 기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작전이 어둠을 틈타 개시되는 만큼, 훈련도 어두운 실내에서 실전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문을 폭파하거나 첫 총성이 나기 전까지 그들은 조용하고 신중하게 움직이는게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첫 총성이 나기 시작하자 마치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훈련이 끝나고 특임대원이 촬영한 사진을 부탁했다. "우리 딸 보여주게 나중에 사진 좀 보내주세요",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 아빠인지 알겠어요" ,"눈을 보면 알겠죠"라며 환한 웃음을 짓는 특임대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대 707특임대... 자기 자식에게 눈 밖에 보여주지 못하지만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긍지와 자부심에 훈련에 매진하는 특임대원에게 육군의 강함을 느낀 하루였다.

 


Posted by 아미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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